HK이노엔의 숙취해소제 '컨디션'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연간 최대 매출액을 갱신할 전망이다. 엔데믹(전염병의 풍토변화) 이후 젊은층을 중심으로 주류 소비가 늘고 이들을 타깃으로 출시한 스틱 제형 제품의 판매량이 증가한 영향이다. 

7일 HK이노엔에 따르면 컨디션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6.8% 증가한 453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컨디션은 지난해 역대 최대매출(604억원)을 거둔 바 있는데, 오는 4분기 연말 성수기 시즌을 지나며 이 기록을 또 한 번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연말 송년회, 회식 등이 모인 4분기는 숙취해소제 시장의 최대 성수기로 꼽힌다. 컨디션은 코로나19로 거리두기 규제가 한창이던 2021년 당시 4분기 매출이 전분기 대비 120% 늘어난 140억원을 달성한 바 있다.

이렇게 컨디션이 2년 연속 최대 매출경신을 노릴 수 있게 된 배경에는 최근 주류소비의 큰 손으로 떠오른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자)를 타깃으로 내놓은 신제품의 역할이 크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은 전년대비 약 40% 늘어난 3127억원을 기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주류 소비가 회복된 데다 숙취해소제를 찾는 젊은 고객층이 급증한 영향이다. 최근 롯데멤버스가 시행한 조사에서 20~40대의 숙취해소제 수요는 50대 이상군보다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HK이노엔은 지난해 이들 세대를 타깃으로 한 젤리 제형 '컨디션스틱'을 출시했고, 휴대성과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1년 만에 무려 1800만포를 팔았다. 이에 따라 컨디션의 비음료제형 숙취해소제 시장 점유율은 2022년 1분기 19.6%에서 매분기 가파르게 증가해 지난 상반기 40%를 넘었다. 

반면 기존 음료제형 제품은 경쟁 품목에 밀려 점유율이 소폭 하락했다. HK이노엔은 내후년부터 시행될 숙취해소제 광고규제가 점유율 반등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숙취해소 기능 표시광고를 위해 과학적 근거 제출을 의무화한 가이드라인을 세우며 경쟁사들의 무분별한 시장 진출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HK이노엔은 식약처 발표에 앞서 자체 브랜드 강화를 위해 음료제형인 '컨디션헛개'의 인체적용시험을 진행해 이미 규제 인증에 대한 준비를 대부분 마친 상태다. 현재는 식약처 가이드라인 규정에 맞춰 컨디션스틱 등 다른 제형 제품에 대한 추가 인체적용시험을 시행하고 있다.

다만 식약처가 정제, 과립분말, 액상 등의 제형에 숙취해소 기능성 표시를 할 수 없도록 가이드라인을 규정한 부분은 향후 환, 젤리를 제외한 비음료제형의 제품군을 확대하는 데 어려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식약처 규제는 객관적인 기준과 지표를 통해 숙취해소제 시장 난립을 방지한다는 차원에서는 긍정적"이라면서도 "개발이 제한적인 상황 속에서도 음료, 환, 젤리에 이어 숙취해소 기능성 표시를 할 수 있는 추가 제형에 대한 고민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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